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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철스님의 염색이야기】미월의 황색이 적색을 품어 주홍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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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종충남종무원
댓글 0건 조회 172회 작성일 24-06-24 16:04

본문

유월이라 늦여름 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대서 사이에서 여름 알려
달궈진 대지에 불의 기운 강한 달
황색은 숨어서 적색을 받쳐줘야
중국 고대 역사건물엔 주홍색 많아

 

큰 비도 때로 오고 더위도 극심하다

초록이 무성하니 파리 모기 모여들고

평지 위에 물 고이니 참개구리 소리 난다

(중략)

이웃 마을 힘을 모아 삼 구덩이 파보세

삼대를 베어 묶어 익게 쪄 벗기리라

고운 삼 길쌈하고 굵은 삼 밧줄 꼬고

촌집에 중요하기는 곡식에 버금가네

산 밭 메밀 먼저 갈고 갯가 밭 나중 가소

-「농가월령가」 ‘음력 6월령’ 중에서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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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령작.

‘소서(小署)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심는다’, ‘소서(小署) 모는 지나가는 행인도 달려든다’, ‘7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 주고 간다’. 소서(小署) 전에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소서가 지나면 모내기가 늦어져서 남녀노소 모두 하루 빨리 모내기를 끝내야 한다 해서 생겨난 속담들이다. 소서(小署)는 대서(大署)와 함께 여름의 끝자락인 계하(季夏)에 해당한다.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하지(夏至)와 더위가 최절정에 이르렀음을 뜻하는 대서 사이에 놓인 소서는 더위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을 알리는 절후(節候)이다.

소서(小署)는 ‘작은 더위’라 불리며, 이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고려사(高麗史)의 기록에 소서(小署)는 6월의 절기로 초후(初候)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次候)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후(末候)에는 매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로 과일과 채소가 많으며 밀과 보리도 이때부터 먹게 된다. 대체로 음력 6월은 농사철치고는 조금은 한가로운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과일과 채소가 풍성해지는 시절이며 밀과 보리도 먹게 된다. 밀가루 음식도 이때가 가장 맛이 나며 채소류도 풍성하게 식탁에 올라오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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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여름 최고의 기운을 완성하는 시기 미월(未月)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알리는 계절이다. 미토(未土)는 음력 6월 오후1시부터 오후3시 사이의 흙으로, 미토(未土)는 가장 기온이 높고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여름의 태양을 받아 성장에 대한 강렬한 열망으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위해 치달아 가는 시기의 흙이다. 뜨거운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한낮의 땅으로 조열한 토로서 굉장히 뜨거운 상태이니, 여름날 밖에 얼떨결에 맨발로 땅을 짚게 될 경우 ‘앗뜨거’ 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대지의 온도가 열에 의해 달궈진 상태로 불의 기운이 강한 달이다. 햇살이 강할수록 그늘이 짙어진다. 강렬한 햇빛과 또 다른 이면의 짙은 그림자로 대단한 열기를 가지고 있지만 미토에는 속으로는 끊임없는 변덕스러움이 감춰져 있다. 적색이 가지는 특성 중 울그락붉그락 이란 단어가 있는데 표준어는 울그락붉그락이 아닌 누르락붉그락으로 표현되며 몹시 화가 나서 얼굴빛이 누르렀다 붉었다 하는 모양을 표현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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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임.

적색은 변덕이 심한 것도 닮았다. 조건에 의해 금방 변하는 것이 적색이기 때문이다. 미토는 건조한 땅이기에 사막으로 비유하면 사막은 낮에는 확 달아올랐다가 밤이면 다시 확 식어버린다. 미토의 특성은 적색이 가지는 모두 위와 같은 특성이다. 이 시기는 장마철로 비도 자주 오고 습도도 높아지고 짜증도 많아진다. 비가 와서 더워진 대지를 식혀 주고 목마른 농작물에도 시원한 비가 내려 작물이 훌쩍 자라날 수 있는 시기다. 여름비는 더워야 오고 가을비는 추워야 온다고 하는 속담처럼 사람의 몸도 황제내경의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잘되어야 건강하듯이 대지도 더운 열기를 시원한 비가 내려 식혀 주어야 농작물도 잘 자랄 수 있는 것이다.

미월(未月)의 상징성은 양의 달이다. 양이라는 물상을 통해 보면 양이라는 동물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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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염색.

기에는 온순한 듯 보이지만 성격은 거칠고 사납다. 미토의 양면성이다. 방위는 팔괘로 남서(南西)의 곤방(坤方)이며 색으로는 미월(未月)의 황색이 적색을 품은 색으로 주홍색으로 보면 되겠다.

적색이 강렬하게 발현되었던 사월에서 미월이 되면 강한 열기는 대지에 서서히 흡수되어 강렬한 붉은 색을 대지 속으로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뜨겁게 타오르면 그 열기는 미친 듯이 타올라 불기운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든다. 이때 바로 필요한 것이 불기운을 조절하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기운이다

곤방(坤方)은 어머니요 곤방(坤方)은 땅이다. 곤방은 남서방(南西方)이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받아 보듬어 끌어안는다. 미토는 모든 것을 어우르는 대지이기에 강한 적색의 태양을 받아들인다. 어머니의 마음인 것이다. 미친 듯이 더운 열기를 대지가 서서히 받아들이면서 내면의 성장을 하는 시기다. 붉게 타오르던 적색은 미월(未月) 토의 황색에 기대어 열정의 타오름을 내면으로 끌어들이고 황색 토(土)의 기운에 의지하여 내적 성장을 이뤄 나가는, 땅이 품은 주홍의 색으로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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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으로 물들다.

중국에서 오래된 역사적 건물(建物)이나, 일반건축물 등에는 적색(赤色)과 황색이 더해진 주홍색(朱紅色)이 매우 많다. 황토(黃土)의 특성은 다양하게 여러 곳에서 사용된다. 황토의 토양(土壤)은 화학적 성분으로 알카리와 철분(鐵分)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황토에는 다량의 산화철(酸化鐵)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불태우면 홍색(紅色)이 된다. 더욱이 이 산화철은 착색제(着色劑), 회(繪)의 구(具), 연마재(硏磨材)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황토는 안료이기에 열에 의한 색의 변색이 없다. 황토가 황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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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희 잡초염색.

이라면 적색은 대자석(代赭石)이 있다. 土朱(토주), 赤土(적토), 赭石(자석)이라고도 한다. 동의보감에 이르길 맛은 쓰고 달며 성질은 차다고 하였는데 쓴맛은 화(火)의 기운 적색이요 단맛은 토(土)의 기운 황색이니 적색과 황색을 가진 것이 다 미토(未土)의 성분이다. 색은 적색과 황색을 품은 주홍색이요 방위는 남서쪽이며 맛은 쓴맛과 단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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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은 색실누비.

주홍색을 염색하려면 황색과 적색을 복합으로 염색하여야 하는데 이때 황색의 비율은 적색 보다는 강해서는 안된다. 아직은 강한 열기가 많이 남아 있는 시기이니 적색을 많이 사용하고 황색이 도드라져서는 안된다. 황색은 발현되지 않고 숨어서 적색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염재 선택은 염료를 사용하여 염색 시 적색계 염료로 소목과 황색계 염료인 황백이나 치자를 이용하여 복합 염색을 하면 원하는 주홍의 색을 만들 수 있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풀과 나무가 한창인 계절이니 주변의 잡초를 이용하여 황색소 염색후 적색을 내는 염료로 복합 염색을 하게 되면 주홍색을 만들 수 있다. 잡초염색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염색법이다.

모든 식물은 기본적으로 황색소를 가지고 있다. 잡초, 나뭇잎, 풀, 뿌리, 열매 등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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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퀼트.

을 붓고 끓여 물을 들이면 황색으로 물든다. 이때 매염제인 백반을 함께 사용하여야 원단에 물이 든다. 원단은 면섬유 보다는 실크가 좋다. 면섬유 염색방법은 조금 방법을 달리한다. 물론 염색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진한 색을 보려면 또 다른 과정이 필요하다.

「농가월령가」에 나오는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라는 대목처럼 도량 청소하며 잡초 제거하면서 잡초염색을 하는 것이야말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니 염색이 가져다주는 색다른 공부를 하게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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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옥작.

도량청소 하며 대승불교의 경전인 《반야바라밀다심경》에 나오는 색불이공공불이색(色不異空空不異色)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을 읊어본다. 이는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色)이 곧 공(空)이요 공(空)이 곧 색(色)이다라는 의미다. 마음속에서부터 울려오는 소리 와 더불어 더위도 잡초와 같이 고운 색으로 물들인다.

(사) 한국전통문화천연염색협회 이사장

광천 관음사주지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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