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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철스님의 염색이야기】천연염색은 사람에게 이롭고 자연에 이로운 염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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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종충남종무원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24-07-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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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무.

찜통더위, 불볕더위, 가마솥더위…. 대서(大暑)에는 수식어도 많다. 삼복더위의 무더운 날씨지만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시기이다. 예부터 대서(大暑)에는 더위 때문에 “염소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단단한 염소뿔 마저 녹는다는 대서. 여름의 토용(土用)은 이 계절에 들어간다. 토용(土用)이란 토왕용사(土王用事)의 준말로 토왕지절(土旺之節)의 첫날을 말한다. 토왕지절은 오행설(五行說)에서 토기(土氣)가 왕성하다는 절기이다.

사계절은 입춘立春·입하立夏·입추立秋·입동立冬에서 시작한다. 절기가 바뀌기 전 18일간이 토에 배당되면서, 토왕용사란 오행설五行說에서 유래된 것이다. 미월(未月) 대서(大暑) 15일 후가 입추立秋이다. 가을로 접어드는 여름 토왕용사(土王用事)의 시기이다. 겨울의 토왕용사(土王用事)는 혹한(酷寒)의 시기이고, 여름의 토왕용사(土王用事)는 혹서(酷暑)의 시기이다. 이것을 각각 겨울의 토용(土用), 여름의 토용(土用)이라고도 한다. 토왕용사(土王用事)에 흙일을 하면 해롭다는 말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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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염색.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서는 “내의원에서는 계하(季夏) 토왕일에 황제께 제사를 드리고 옥추단을 만들어 임금께 올린다. 그러면 임금은 그 약을 각 신들에게 각각 세 개씩 하사한다.”라고 하였다. 여름철은 병이 들기 쉬우므로 몸을 보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무더위를 삼복으로 나누어 소서와 대서라 칭하고 대서는 여름의 막바지 단계이지만 여름 안에 가을 음의 기운을 담아 가고 있다. 무더위가 한창일 때 옛날 선비들의 피서법에 탁족(濯足)이라는 것이 있다. 탁족(濯足)은 흐르는 강물이나 계곡물 속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하는 것인데, 선비들은 이때 글을 지으며 풍류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탁족과 관련하여 탁족회濯足會라는 것이 있다. 탁족회(濯足會)란 선비들이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시와 글을 지으며 더위를 식히는 수양을 겸한 피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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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염색.

미토(未土) 미월(未月) 대서(大暑)는 엄청 뜨거운 땅이다. 미토의 방향은 남서쪽이며 색으로는 주홍(朱紅)보다는 토의 기운이 강한 주황(朱黃)색이다. 양은 돼지, 토끼와는 합이 좋다고 하여 셋이 합하면 오행상 목으로 변하며 색으로는 청색, 양 미토(未土)의 색은 황색, 돼지 해수(亥水)의 색은 회색, 토끼 묘목(卯木) 의 색은 청색, 해묘미(亥卯未) 합(合)은 청색 목(木)으로 변한다. 양은 미토(未土) 황색으로 여름의 마무리 색이고 돼지 해수(亥水)는 겨울 초입의 색으로 시작의 흑색이며 토끼 묘목(卯木)은 봄의 절정인 청색이다.

12지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상징의 색들과 조합을 해 재미있게 염색을 하면서 색으로 풀어보는 컬러테라피가 서양의 색채심리학이라면, 동양의 색채심리학은 목화토금수 오행으로 설명이 충분하다. 컬러테라피의 상징성을 오행으로 풀어보는 즐거움도 천연염색을 하면서 발견하는 즐거움이다. 컬러테라피가 색채들을 사용해 심리치료, 색채치료를 한다면 천연염색에서의 색채치료에서는 염료가 가지고 있는 약초의 성분을 활용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본초강목(本草綱目)》,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등의 한의서에 보면 모든 약재들이 염료로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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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염색.

푸른색을 내는 쪽풀의 경우 쪽잎은 차로 만들어 마시며 씨앗은 람실(藍實)이라 하여 열독으로 인한 발진이나 목이 아픈데에 쓴다고 나와 있다. 쪽물들인 천으로 옷을 해 입으면 피부병 치료에 아주 좋다고 전해진다. 약으로 쉽게 치료하지 못하는 ‘으리’ 라는 피부병에 쪽 염색한 옷이 좋다고 전해지는데 이때 쪽염색은 전통 발효 쪽염색이어야 한다. 현대식 환원법 화학식염색은 좋지 않다. 붉은색을 내는 꼭두서니는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염색한 원단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꼭두서니 뿌리를 달여서 양치질을 하면 입병을 낫게 한다. 입에서 나는 입냄새 편도선염 잇몸염증 등에 좋다고도 한다. 항암작용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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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은 작.

홍화나 자초의 붉은색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므로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 좋은 염색이다. 노랑색을 내는 황련은 어린아이에게 강한 살균작용과 방충효과가 있어 신생아 의류를 염색해서 아기에게 입히면 아주 좋다.

흑색, 검은색은 방위로는 북쪽을 나타내며 신장 콩팥을 나타낸다. 신체 중 가장 아래쪽으로서 고구려에서 춤을 추는 자는 검은 가죽신을 신었다. 삼국시대에는 복식의 소품으로, 조선시대에는 장식품 모자 신발 등에 검은색이 사용되었다. 신장 콩팥을 잘 유지하려면 과로를 피해야 하는데 흑색은 시간상 캄캄한 밤이니 이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과로하게 되면 신장과 콩팥이 망가지게 된다. 사계절이 있듯이 아침, 점심, 저녁, 밤, 이 리듬을 망가뜨리면 안된다. 흑색을 내는 염료로는 나무뿌리나 가지를 태운 재, 오배자, 신나무, 도토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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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 작.

여름 양의 모습은 털만 봐도 더워 보이는데 그러나 더워 보이는 양털로 만들어진 양모제품은

여름에는 가볍고 쾌적한 수분과 온도, 습도, 공기가 통하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된다. 울섬유, 울실크 등 동물성 섬유는 천연염색시 물이 잘 드는 원단이다. 천연섬유는 식물성과, 동물성 크게 두 개의 범주로 나뉘며 여기에서 가공 상태에 따라 또 다른 특수 섬유로 분류되기도 한다. 실크, 울은 동물성 섬유이고, 면 ,마, 삼베, 모시 등은 식물성 섬유이다. 단백질 섬유인 실크의 경우 천연염색시 염색이 잘되며 색상 표현이 쉽다. 반면에 식물성 섬유인 면, 모시, 삼베 등은 발효 쪽 염색에서는 염색이 잘 되지만 쪽 염색 이외의 색은 몇 가지 방법론을 더해서 염색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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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만들다.

푸른색의 염료 쪽, 붉은 적색의 염료 소목, 홍화, 꼭두서니, 황색의 염료로 사용되는 산과 들의 초목들, 이 세 가지의 염료만 있으면 천연염색으로 색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잡초의 황색과 쪽 염색으로 초록의 색을 만들어 내며, 잡초의 황색과 소목 복합 염색으로 주황, 주홍은 물론, 빨강을 더 빨갛게 만드는 등 다양한 적색을 만들 수 있다. 매염제의 종류를 달리 하여 명도와 채도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잡초염색이라 하여 이름이 없는 것은 아니나 단지 정확한 이름을 모르는 풀들이기에 잡초라고 부르는 것이다. 개개의 이름들은 모두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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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염색2.

천연염색은 자연에서 채취한 초목으로 염색하는 방법이기에 자연의 일부분이다. 자연은 고정 되는 것이 아니고, 계절에 따라 모양을 달리 하여 피고, 지고, 자라나고, 시들고 하듯이 천연염색으로 물든 색은 요즘의 화학염색과 같이 취급하면 안된다. 화학염색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퇴색된다면 천연염색은 서서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색된다. 곱게 나이 먹어가는 사람처럼 퇴색되어가는 색조차 고운 색이다. 천연염색은 물빠짐이 화학염색보다는 견뢰도 측면에서는 약할 수밖에 없지만, 사람에게 이롭고 자연에 이로운 염색법이다. 우리 주변에 흔한 잡초를 이용하여 식물 이름도 알아가며 천연염색으로 색을 만들어 가는 즐거움이 삼복더위를 잘 견디어 내는 색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 한국전통문화천연염색협회 이사장

광천 관음사주지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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