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호명 스님 신축년 신년기자회견 전문】“불교발전과 국민 안녕 및 평화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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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몇 년 동안 종단 내홍과 분규 등으로 인해 국민 및 불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부끄러움과 함께 참회의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참으로 죄송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신축년(辛丑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과 불자 여러분 모두가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운 2021년,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하루속히 극복하고 평화롭게 일상으로 되돌아가 새 희망을 설계하는 2021년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또 오늘 바쁘신 데도 이렇게 신년기자간담회에 참석해주신 기자단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벽두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로 큰 시련과 고통을 겪었습니다. 또한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국론 분열은 물론, 한일갈등과 남북문제, 국제경제와 외교문제 등 열강들의 이해충돌 등으로 인해 국내외적으로도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우리 한국불교태고종은 국가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국민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방역 및 확산방지에 주력해왔으며, 대 국민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나름대로 종교적 사명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 한국불교태고종은 한국불교에 대한 국민과 불자 여러분의 높은 자긍심과 애정을 보아왔고, 또한 우리 한국불교와 불자 여러분의 저력과 희망을 보기도 했으며, 때로는 국민과 불자 여러분의 혹독한 비판과 채찍과도 마주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 한국불교태고종은 우선 무엇보다도 종단안정과 종도화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제27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2019년 6월 27일 이후 그동안 내홍과 분규에 휩싸여 있던 종단의 내부갈등을 치유하고 종단안정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2년 동안, 우리 한국불교태고종에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과 애정, 그리고 관심을 보내주고 가져주신 국민과 불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에 이제 새롭게 맞이한 불기 2565(2021)년, 한국불교 및 우리 종단에 대한 국민과 불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신축년 한 해 우리 종단에서 계획하고 있는 몇가지 주요현안과 계획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지난해 12월 24일 대법원은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 건물철거 소송’과 관련, 건물을 철거하라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내 다시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체험관이 들어선 토지의 등기부상 소유주는 조계종이지만, 실제로는 태고종이 세워 운영해온 절이기 때문에 실질적 소유자는 태고종으로 봐야 하며, 오래전부터 태고종 선암사가 점유하고 있었고, 신도들도 대다수 태고종에 속해 있어 현재 선암사가 실질적으로 태고종 소속일 가능성이 크다며 원심을 깨고 광주지법으로 사건을 파기 환송한 것입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지난 2016년 조계종 선암사를 상대로 태고종 선암사가 제기한 ‘(선암사) 등기명의인표시변경등기말소’ 소송에서 태고종이 1심에서 승소했으나 4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2심에 계류중인 동 사건에 대해서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동 사건에 대해 2심이 4년 넘게 판결을 미루고 있는 것은 대법원의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 건물 철거’ 소송 판결 결과를 보고 최종 판단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와 우리 종단은 대법원의 그러한 판결 결과와 전망과는 무관하게 느낀 점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우선 대법원의 그 같은 판결은 국민 등 외부에서 바라볼 때 무소유를 지향해야 할 승려들이 승려들의 본분을 저버리지 말고 불교 본래의 정신인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더욱 열심히 수행정진하며 국가발전과 국민화합 및 우리나라 불교발전에 힘쓰라는 주문이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1960년대 분규로 우리 종단이 더 이상 조계종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1970년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그대로 잇기 위해 종단명만 한국불교태고종으로 바꾸고 종조는 태고보우 국사를 그대로 모시는 등 한국불교의 적통성과 정통성을 이어오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의 한국불교태고종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 불교가 국가 공권력에 의해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태고종이라는 한 뿌리 두 개의 종단으로 나누어지긴 했지만, 이젠 우리 모두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일불제자로서 승려 본분으로 돌아가 국민을 계도하고 중생을 제도하며 사회봉사와 국가발전 및 안녕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며 불교 본래의 가치와 사명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이 이번 사법부의 판단을 넘어 국민과 불자 및 국가와 사회가 우리 불교계를 향해 기대하고 염원하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이에 우리 종단은 사법부와 국가 및 국민들의 그 같은 염원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승려의 본분에 충실하며 더욱 수행정진해 불교발전과 국가 및 국민 안녕과 평화 등을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우리 종단은 또 일제강점기였던 지난 1914년 권상로 스님에 의해 창간되었다가 1931년 한용운 스님이 이어받아 항일운동의 발판으로 삼았던 《월간불교(佛敎)》를 오는 3월호부터 다시 발간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5월 4일 국가등록문화재 제782호로 지정되기도 한 《월간불교(佛敎)》는 1970년 태고종이 조계종과 분리되면서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잇기 위해 계속 발행해오던 중 지난 몇 년간 종단 내부사정으로 인해 복간과 휴간을 반복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우리 종단이 안정화됨에 따라 오는 3월호부터 《월간불교(佛敎)》의 창간취지와 목적 및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재복간하기로 하고 지금 실무작업중에 있습니다.
우리 종단은 또한 지난해 12월 4일과 18일 각각 ‘한국불교태고종의 정체성 탐구-사상과 전통’ 및 ‘한국불교태고종의 정체성 탐구-가사와 의식 전통’을 주제로 1, 2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본 종단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을 높인 바, 올해도 더 다양하고 현실성 있는 주제와 내용으로 더 밀도 있고 심도 깊은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태고종의 정체성과 정통성 확립은 물론 위상 제고에도 더욱 힘쓸 계획입니다.
또한 올 11월에는 대국민봉사활동 및 나눔문화 확산차원에서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대대적으로 봉행할 예정입니다.
우리 종단은 또 전국 소속 사암 및 종도와 신도들의 포교 활성화와 사찰경영편리화 및 보다 쉬운 부처님의 가르침과 교육, 신행생활의 편의 등을 위해 3월 중으로 ‘태고종 앱’을 개발, 상용화하는 한편, 종단 위상 및 이미지 제고와 (종도와 불자들의) 외연 확장을 위해 11월중 ‘제1회 한국불교 신춘문예’를 신설해 불자문인들을 적극 발굴할 계획입니다.
우리 종단은 또한 전통문화 보존과 발전 계승을 위해 다례재·수륙재·천도재 등 한국불교 고유의 의례의식 등 알려지지 않은 불교문화를 더욱 많이 발굴해내기 위해 학술적인 뒷받침을 최대한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더불어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불교계와도 꾸준한 상호문화교류를 통해 한국불교를 해외에도 전파하는데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아울러 올해도 계속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및 확산방지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국민 및 불자 여러분과 함께 모범적인 선제적 방역조치로 국가의 코로나19 극복 정책에 일조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할 때까지 법회 등 가능한 한 모든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대국민 봉사활동에도 앞장서는 등 종교(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미래의 우리나라와 한국불교를 위해서도 힘닿는 데까지 준비하겠습니다. OECD국가 중 신생아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비록 국가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불교(종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인구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은 출가자는 물론 불자들도 그만큼 줄어들고 사찰경영도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뜻도 되기 때문에 그 문제를 국가 및 국민과 함께 심각히 고민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또한 인터넷과 AI 등 4차산업혁명을 향한 문명사회의 급속한 발전과 발달은 온 인류에게 생활의 편리함과 손쉬움은 안겨주고 있지만, 삶의 바른 지혜와 보다 행복한 삶, 정신적 위안과 쉼을 위한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고 있습니다. 종교(불교)가 해야 할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에 우리 종단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과 기도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 어떠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이고득락(離苦得樂)하고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앞장서서 노력하고 헌신하겠습니다.
그밖에도 올 한 해 우리 종단의 중요사업은 △1월중 중앙승가강원 졸업식 및 전법사교육원 졸업 및 수계식(이미 비대면으로 진행함) △3월중 동방대 졸업 및 입학식 △3월중 중앙승가강원 입학 및 전법사교육원 입학식 △5월중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및 수계자 연수교육 △9~10월중 정수원 행자 입교 및 수계식 △10~11월중 제20차 구족계 수계산림 및 제20차 법계고시, 전국승려연수교육, 태고 종조탄신기념 다례재, 태고문화축제 등을 예정대로 봉행할 방침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태고문화축제는 범국민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획기적이고 유익한 내용으로 꾸밀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우리 종단의 종조인 태고보우 원증 국사의 어록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세월은 번갯불과 같이 빠르게 지나가니, 흘러가는 시간이 자못 안타깝다. (……) 만사의 집착을 내려놓고 살펴보면, 모든 길이 막혀 철벽과 같으리라. 망념이 모두 소멸하여 사라지고, 사라진 것을 다시 지워 없애면, 고요한 빛이 번득이게 되리라”
소처럼 평화롭고 풍요로운 신축년 올 한 해는 위와 같은 태고 스님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담고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사회갈등이 없기를 바랍니다. 또한 마음속의 탐진치를 벗어나 ‘고요한 빛’이 되어 온국민이 더불어 나누고 베풀며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불어 코로나19를 하루속히 극복해 평화롭고 안정된 일상으로 돌아가 더욱 건강하고 기쁜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우리 종단도 모든 역량을 다 바쳐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5(2021). 2. 5.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합장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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