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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 절실한 데 가시니 슬픔 더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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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종충남종무원
댓글 0건 조회 1,377회 작성일 23-10-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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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10월 8일 한국불교태고종 제20세 종정을 지낸 지허당 지용대종사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하고 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10월 8일 한국불교태고종 제20세 종정을 지낸 지허당 지용대종사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하고 있다.
 

한국불교태고종 제20세 종정 지허당(指墟堂) 지용(智溶) 대종사 영결식이 10월 8일 오전 10시 전남 순천시 조계산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종단장으로 봉행됐다.

태고종 총무원 총무부장 도성 스님의 사회와 교무부장 정안 스님의 집전으로 봉행된 영결식은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영결법요, 행장소개, 추도묵념, 열반송 봉독, 영결사, 추도사, 조사, 헌화 및 분향, 문도대표 인사,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광주전남영산재 어산팀의 영결법요가 진행되는 가운데 총무원장 상진 스님을 선두로 참석 내외빈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선암사 전 주지 시각 스님이 지허 대종사의 행장을 소개하고 있다.
선암사 전 주지 시각 스님이 지허 대종사의 행장을 소개하고 있다.
 

태고총림 선암사 전주지 시각 스님의 지허 대종사 행장소개가 끝난 후 참석대중들은 일제히 추도묵념을 올리며 대종사 갸시는 길을 애도했다.

원로회의 의장 도광 스님이 지허 대종사의 열반송을 봉독하고 있다.
원로회의 의장 도광 스님이 지허 대종사의 열반송을 봉독하고 있다.
 

원로회의 의장 도광 스님은 지허 대종사 열반송을 소개하며 증도가의 한 구절을 인용해 깨달음으로 인도한 생전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영결사에서 “이제 종단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여 더더욱 큰스님의 가르침과 꾸짖음이 절실한데 그 크신 지혜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하다”면서 “비록 오늘 큰스님을 보내드리지만 가시는 모습 그대로 곧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실 것을 믿으며 안양국에 왕생하시어 소요자재하시라”고 말했다.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은 추도사에서 “금둔의 선실에서 보이시던 옛조사의 필적은 가늠키 어려웠고, 홍매로 전한 선풍이 아련하기만 한데 스님은 훌쩍 금생의 인연을 이리 쉽게 정리하셨다”면서 “흩날리는 만장의 게송을 큰스님 마지막 가르침으로 여기겠다”고 추모했다.

호법원장 혜일 스님은 초심원장 금담 스님이 대독한 조사에서 “대종사께서 세간에 계실 때에는 고해에 빠져있는 중생들을 상락아정(常樂我淨)의 피안으로 제도하셨고, 후학들에게는 이타(利他)가 곧 자리(自利)가 되는 법이 불법이라고 가르치셨다”면서 “스님의 크신 원력과 높은 유지는 이제 우리 후학들이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진우 스님은 종단협 사무처장 탄하 스님이 대독한 조사에서 “스님께서는 우리 치문에 많은 선지식 중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어른으로 기억될 것이다”면서 “대적삼매 속에 긴 열반락을 누리시고 중생교화를 위해 속환사바하시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조사를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대독했으며,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주호영 국회정각회 회장,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노관규 순천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의 조사가 있었다.

지허 대종사 문도회장 승원 스님(전 종정 예경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진심으로 큰스님을 추모하고 각계에서 조문을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영결식을 마친 후 지허 대종사의 법구는 영정과 수많은 만장이 선두를 이룬 가운데 대웅전에 마지막 고별 인사를 하고 다비장으로 옮겨졌다.

총무원 교무부장 정안 스님의 집전과 규정부장 진화 스님이 만장 행렬 선두에서 법구이운을 이끌고 있다,
총무원 교무부장 정안 스님의 집전과 규정부장 진화 스님이 만장 행렬 선두에서 법구이운을 이끌고 있다,
 

대종사의 법구가 다비장에 안치되자 총무원장 상진 스님과 종단 지도부 스님들이 거화한 후 일제히 ‘큰스님, 불들어갑니다’며 불을 넣음으로써 다비가 시작됐다.

지허대종사 문도들은 다비장의 마지막 불이 꺼질 때까지 기도정근을 한 후 큰스님의 사리 총22과를 수습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과 전 총무원장 호명 스님 등 종단 지도부 스님들이 거화하고 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과 전 총무원장 호명 스님 등 종단 지도부 스님들이 거화하고 있다.
거화를 마친 스님들이 다비장을 돌며 큰스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애도하고 있다.
거화를 마친 스님들이 다비장을 돌며 큰스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애도하고 있다.
 

지허 대종사의 사리 총22과가 수습됐다.
지허 대종사의 사리 총22과가 수습됐다.
 

이에 앞서 제20세 종정을 지낸 지허당 지용 대종사는 10월 2일 오후 5시 50분 경 주석처인 금둔사에서 법랍 67세, 세납 83세로 입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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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허 대종사는 입적 직전 무근수상녹음방(無根樹上綠陰芳) 화탕노중백련창(火湯爐中白蓮暢) 공두고월허공조(筇頭古月虛空照) 천백학명벽낙장(天白鶴鳴碧落長)의 한시 열반송을 남겼다. 뿌리없는 나무 위에 녹음이 꽃같고/ 끊는 물 가운데 흰 연꽃이 피었네/ 지팡이 끝에 걸린 옛달은 허공을 비추고/ 하늘 밖에 학 울음소리 길게 떨어지는구나 라는 뜻이다.


 

제20세 종정을 지낸 지허 대종사〈사진〉는 법명이 지용(智溶), 법호가 지허(指墟)로서 만 15세에 만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56년 선암사에서 지우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2년 전주 관음선원에서 묵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경남 합천 해인사 용탑선원과 양산 통도사 극락선원, 통영 미래사 토굴 등지에서 용맹정진했다. 특히 선곡 화상의 배려로 종파를 초월해 고암, 경붕, 전강, 구산 스님 등 제방의 조실을 찾아 불법을 물었으며, 선암사로 돌아와 폐허가 된 비로암에 토굴을 짓고 3년간 두문불출했다. 그뒤 선암사 칠전선원에서 선과 다(茶)를 익히며 혼란기에 묵어버린 차밭을 손수 가꾸고 법제를 재현해 빈곤한 사중의 불사를 도왔다.

또한 선암사 주지를 지내며 적묵당, 조사당, 선각당을 순수한 사찰 자력으로 신축하고 성보박물관을 국·도비로 신축했으며, 폐사된 대승암을 복원했다. 또 대웅전을 비롯한 선암사 전체 당우를 거의 해체 복원했다. 지허 대종사는 1979년 7월 금전산 금둔사지에 금둔사를 복원 중창불사를 하여 입적할 때까지 금둔사에서 주석해왔다.

지허 대종사는 또한 선암사 주지 (1994~1997), 태고종 종권수호위원회 위원(2002), 제11대 중앙종회의원, 태고중앙선원장(2005), 선암사 부방장, 교육위원회 위원, 용연사 주지, 제2·4대 원로회의 의원을 지냈으며, 제5대 원로의원으로 다시 선출됐다. 2020년 7월 15일 선암사에서 열린 원로회의에서 제20세 종정으로 추대됐다.

순천 선암사=김종만 기자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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